전략적 상호작용과 게임이론
과점에서는 내 선택이 상대의 선택을 바꾸고, 그 반응이 다시 나의 최적 선택을 바꿉니다. 이번 주에는 게임이론의 핵심 개념(전략, 내시균형, 우월전략, 죄수의 딜레마)을 통해 경쟁·담합·가격전쟁 같은 현상을 해석합니다.
💡 현실 이슈로 시작하기
치킨게임: 한국 통신 3사의 5G 요금 경쟁
2024~2025년 국내 이동통신 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5G 중간 요금제 도입을 놓고 미묘한 전략 게임을 벌였습니다. 하나의 사업자가 가격을 크게 낮추면 나머지도 대응해야 하고, 결국 셋 다 수익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반면 가격을 유지하면 담합으로 규제 당국의 조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처럼 전략적 상호의존 관계에서 어떤 선택이 '합리적'인지를 분석하는 것이 게임이론입니다.
📖 직관적 이론 설명
게임이론: 폰 노이만·모르겐슈테른(1944) → 존 내시(1950)
게임이론의 수학적 기초는 존 폰 노이만(John von Neumann, 1903–1957)과 오스카르 모르겐슈테른(Oskar Morgenstern)이 1944년 공동 저술한 《게임이론과 경제행동(Theory of Games and Economic Behavior)》에서 완성됩니다. 폰 노이만은 이미 1928년 제로섬 게임의 최소극대화 정리(minimax theorem)를 증명했습니다. 존 포브스 내시(John Forbes Nash Jr., 1928–2015)는 1950년 프린스턴대 박사학위 논문(단 27페이지)에서 비협조 게임의 균형 개념, 즉 '내시균형(Nash Equilibrium)'을 증명했습니다. 이 연구로 내시는 1994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으며, 그의 삶은 영화 《뷰티풀 마인드(A Beautiful Mind, 2001)》로 대중에게 알려졌습니다.
시장: 수요 P = 120 − Q_total. 기업 A, B의 비용 MC_A = MC_B = 0. Q_total = Q_A + Q_B
기업 A의 이윤: π_A = P×Q_A = (120 − Q_A − Q_B)×Q_A. MR_A = 120 − 2Q_A − Q_B = 0
기업 A의 최선 반응함수: Q_A* = (120 − Q_B) / 2
대칭 균형(Q_A = Q_B = Q*): Q* = (120 − Q*)/2 → 2Q* = 120 − Q* → Q* = 40
쿠르노 균형: Q_A = Q_B = 40, Q_total = 80, P = 120−80 = 40. 각 이윤 = 40×40 = 1,600
경주 렌터카 업체 간 가격 경쟁
경주 시내 주요 렌터카 업체들은 성수기에 요금 책정을 놓고 전략적 상호의존 상황에 처합니다. A업체가 가격을 내리면 B업체도 내려야 하는 전형적 죄수의 딜레마 구조입니다. 그런데 관광 성수기(벚꽃·단풍)에는 수요가 충분히 높아 모두 가격을 높게 유지해도 고객이 있습니다. 이 경우 반복게임(repeat game)에서 협력 균형(암묵적 가격 협조)이 형성되기 쉽습니다. 반면 비수기에는 수요가 부족해 배신(가격 인하)의 유인이 커지고 가격 경쟁이 격화됩니다. 이것이 경주 관광 성수기/비수기 가격 패턴의 게임이론적 설명입니다.
여러분, 이번 주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과점 기업들의 행동은 '혼자 할 때의 최선'이 아니라 '상대의 전략을 고려한 최선'이어야 합니다. 게임이론은 이 전략적 상호의존을 분석하는 도구입니다.
게임이론의 핵심 개념은 내시균형(Nash Equilibrium)입니다. "각자가 상대의 전략을 주어진 것으로 볼 때, 자신의 전략을 바꿀 유인이 없는 상태"입니다. 즉 아무도 일방적으로 이탈할 인센티브가 없는 전략 조합입니다.
가장 유명한 게임. 두 플레이어가 각자 '협력(침묵)'과 '배신(자백)'을 선택할 수 있다. 각자에게 배신이 우월전략(상대가 어떻게 하든 내가 더 나음)이다. 결과적으로 둘 다 배신하는 내시균형은 둘 다 협력하는 결과보다 나쁘다. 개별 합리성 → 집단적 비효율의 전형적 구조다.
현실의 담합은 죄수의 딜레마를 반복게임(repeated game)으로 극복하려는 시도입니다. 게임이 무한 반복되거나 미래 보상이 충분히 크다면, '맞대응(tit-for-tat)' 같은 처벌 전략이 담합을 유지시킬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게임이 언제 끝나는지 알려지면(종료 시점 공지), 마지막 기간에 배신이 합리적이 되어 거꾸로 모든 기간에 담합이 무너집니다(역귀납 논리).
🔢 개념 요약
① 최선 반응(Best Response) 법: 각 플레이어의 전략에 대해 상대의 최선 반응을 표시. 서로 최선 반응인 전략 조합이 내시균형.
② 우월전략(Dominant Strategy) 확인: 상대 전략과 무관하게 항상 더 높은 보수를 주는 전략. 두 플레이어 모두 우월전략이 있으면 그것이 내시균형.
내시균형은 반드시 1개가 아닐 수 있으며, 파레토 최적과 다를 수 있다.
쿠르노 균형(과점 생산량 선택), 베르트랑 균형(과점 가격 선택)은 내시균형 개념의 구체적 적용이다.
📡 현실 해석 역량 강화
2025년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은 죄수의 딜레마의 국가 버전입니다. 미국이 관세를 올리지 않고 중국도 올리지 않는 상황(자유무역)이 양국 소비자 모두에게 최선입니다. 그러나 미국이 관세를 유지할 때 중국이 관세를 올리면 중국이 협상력을 얻고, 중국이 관세를 올릴 때 미국이 유지하면 미국이 불리해집니다. 따라서 둘 다 관세를 올리는 것이 내시균형이 될 수 있으며, 이는 양국 소비자에게 최악입니다. 그러나 이 게임은 반복적이고 협상이 가능하기 때문에, 협력(자유무역 복귀)을 강제할 국제 제도(WTO 체제)의 역할이 중요해집니다. 국제통상 협정은 이 죄수의 딜레마를 제도적으로 해결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습니다.
🔍 이번 주의 키워드
상대의 행동을 고려해 선택하는 행동 규칙.
각자가 상대의 전략을 주었을 때 자신의 전략을 바꿀 유인이 없는 상태.
개별 합리성이 집단적으로 비효율 결과를 만드는 전형적 상황.
가격 경쟁이 심한 산업(항공, 배달, 통신 등)에서 왜 '다 같이 가격을 올리면 모두 좋다'는 유혹이 생길까요? 그런데 왜 실제로는 가격전쟁이 반복될까요?
힌트: 유인과 배신, 반복게임, 처벌전략, 담합의 불안정성
두 기업이 담합(높은 가격) 또는 경쟁(낮은 가격)을 선택한다. 담합하면 각자 이윤 10, 한쪽만 배신하면 배신자 15/상대 0, 둘 다 경쟁하면 각자 5. (1) 내시균형을 찾고 (2) 왜 파레토 최적(담합, 담합)이 실현되지 않는지 설명하라.
(1) 각 기업에게 배신이 우월전략(상대 담합 시 15>10, 상대 경쟁 시 5>0). 내시균형: (경쟁, 경쟁), 각자 이윤 5. (2) (담합, 담합)에서 이윤 10이지만 각자 배신하면 15를 얻을 수 있어 일방적 이탈 유인 존재. 이 유인이 사라지지 않는 한 담합 유지 불가 → 개별 합리성과 집단 합리성의 불일치.
2025년 미국의 대중국 고관세 부과와 중국의 보복 관세를 게임이론으로 분석하라. (1) 이 게임의 보수 행렬을 직접 그리고, (2) 내시균형이 왜 양국 모두에게 불리한지, (3) WTO 체제가 어떻게 이 딜레마를 완화할 수 있는지를 반복게임 논리로 설명하라.
(1) 보수 행렬(추정): [자유무역, 자유무역] = (100, 100) / [관세, 자유무역] = (110, 60) / [자유무역, 관세] = (60, 110) / [관세, 관세] = (70, 70). (2) 각국의 우월전략은 관세 부과. 내시균형 (관세, 관세)에서 양국 보수 70 — 자유무역 (100, 100)보다 낮음. 전형적 죄수의 딜레마. (3) WTO는 반복게임에서 '규칙 위반 시 제재'라는 처벌 메커니즘을 제도화. 미래 협력 이익의 현재가치가 일방적 관세 이득(110−100=10)보다 크면 협력 균형 유지 가능. 단, 2025년 현재 WTO 상소기구 기능 정지로 처벌 메커니즘이 약화된 상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