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마신 커피, 손에 쥔 스마트폰의 부품, 입은 옷까지 — 우리 하루는 이미 무역으로 짜여 있다. 얼핏 무역은 「남 좋은 일」 아니냐는 의심을 받는다. 그러나 경제학의 오래된 발견은 정반대다 — 서로 다른 것을 잘하는 나라들이 거래하면 양쪽 모두 무역 전보다 잘살게 된다. 이 놀라운 결론의 뿌리가 비교우위다.
학습 목표
- 비교우위로 무역의 이득을 계산·설명할 수 있다.
- 무역의 승자와 패자를 구분할 수 있다.
- 관세·보호무역의 비용을 후생으로 분석할 수 있다.
- 산업내무역·규모의 경제·글로벌 가치사슬을 설명할 수 있다.
- 무역개방도로 한국 무역의 특징을 평가할 수 있다.
이 장의 지도
왜 무역하는가 — 비교우위의 힘
교재 344 – 346쪽잘하는 것이 아니라, 덜 아까운 것에 집중하라.
정리
같은 자원으로 다른 나라보다 더 많이(더 싸게) 만드는 능력.
어떤 재화를 다른 나라보다 「더 낮은 기회비용」으로 만드는 능력.
한 나라가 모든 것을 다 잘 만들면 무역할 이유가 없어진다 — 절대우위만으로는 여기서 막힌다. 리카도는 결정적인 한 걸음을 더 내디뎠다. 핵심은 기회비용(제1장)이다 — 어떤 물건을 하나 더 만들려면 「다른 물건을 얼마나 포기하는가」가 그 물건의 진짜 값이고, 각 나라는 그 포기가 가장 작은 물건에 비교우위를 가진다.
| 한국 vs 베트남 — 반도체와 의류 | 한국 | 베트남 | 누가 덜 포기하나 |
|---|---|---|---|
| 반도체 1개를 만들면 포기하는 의류 | 2벌 | 6벌 | 한국 → 반도체에 비교우위 |
| 의류 1벌을 만들면 포기하는 반도체 | 1/2개 | 1/6개 | 베트남 → 의류에 비교우위 |
한국이 둘 다 더 잘 만드는데도(절대우위 둘 다) 이런 결론이 나온다는 점이 리카도의 통찰이다. 원리 설명용 가상 수치
★ 변호사와 비서로 옮겨 보면 몸으로 느껴진다. 어떤 변호사가 타자도 비서보다 빠르다고 하자(둘 다 절대우위). 그래도 변호사는 변론에 전념하고 타자는 비서에게 맡기는 편이 서로에게 이득이다 — 변호사가 한 시간 타자를 치는 동안 포기하는 수임료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나라도 똑같다.
용어
더 보기 — ★ 주식중개인에서 경제학자로 — 데이비드 리카도
비교우위를 처음 증명한 데이비드 리카도(1772~1823)는 원래 학자가 아니라 런던 증권시장의 주식중개인이었습니다. 스물한 살에 아버지와 갈라선 뒤 홀로 증권중개를 시작해 큰 부를 쌓았습니다.
그러다 스물일곱이던 1799년, 휴양지 바스에 머물던 중 우연히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을 빌려 읽고 경제학에 빠져들었습니다. 그리고 1817년 『정치경제학과 과세의 원리』에서 오늘날까지 살아남은 무역 이론의 핵심을 내놓았습니다.
포르투갈은 직물도 포도주도 영국보다 적은 노동으로 만들 수 있었습니다(둘 다 절대우위). 상식대로라면 포르투갈은 무역할 이유가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리카도는 이렇게 물었습니다 — 「포르투갈이 직물을 한 필 더 만들면, 그만큼 포도주를 얼마나 못 만들게 되는가?」
포르투갈은 포도주에 워낙 뛰어나서 직물을 만드느라 포기하는 포도주가 너무 컸습니다.
당시 영국에서는 값싼 외국 곡물의 수입을 막는 곡물법을 두고 논쟁이 뜨거웠는데, 리카도는 이 비교우위 논리로 자유무역을 강력히 옹호했습니다.
더 보기 — 왜 나라마다 기회비용이 다를까 — 헥셔·올린
리카도는 왜 나라마다 기회비용이 다른지까지는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 빈칸을 채운 사람이 스웨덴의 두 경제학자, 엘리 헥셔(1879~1952)와 그의 제자 베르틸 올린(1899~1979)입니다.
사람이 많고 땅값이 싼 나라는 손이 많이 가는 물건을, 기계와 자본이 넉넉한 나라는 설비가 많이 드는 물건을 더 싸게 만듭니다. 그래서 베트남은 의류를, 한국은 반도체를 수출하게 되는 것이지요.
헥셔가 1919년 논문에서 뼈대를 세우고 올린이 1933년 책에서 완성한 이 설명을 두 사람의 이름을 따 헥셔·올린 이론이라 부르며, 올린은 이 공로로 1977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았습니다.
한 나라가 모든 물건을 더 잘 만든다면(절대우위 전부) 무역은?
무역의 이득과 그늘 — 승자와 패자
교재 346 – 347쪽나라 전체가 이득이라는 것과, 그 이득이 모두에게 골고루 간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정리
소비자는 싸게 사서 이득(소비자잉여 증가).
국내 생산자는 손해(생산자잉여 감소).
생산자가 이득, 소비자가 손해.
방향만 뒤집혔을 뿐, 「이득 보는 쪽과 손해 보는 쪽이 갈리되 합치면 남는다」는 구조는 같다.
| ★ 무역 갈등의 뿌리 | 무엇 |
|---|---|
| 이득은 | 소비자 수천만 명에게 조금씩 넓게 퍼진다 |
| 손해는 | 특정 산업의 노동자·기업에게 크고 집중적으로 닥친다 |
| 그래서 | 이득을 본 다수는 조용하고, 손해를 본 소수는 강하게 반대한다 |
경제학의 처방은 「무역을 막자」가 아니라 「무역은 하되, 커진 파이의 일부로 패자를 돕자」다 — 실업급여·재교육·전직 지원 같은 무역조정지원. 파이를 키우는 것(효율)과 나누는 것(형평)은 다른 문제라는 제9장의 교훈이 되풀이된다.
용어
무역으로 나라 전체는 이득인데 왜 강하게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나?
무역을 막으면 — 관세의 숨은 청구서
교재 347 – 349쪽보호무역의 대가는 결국 자국 소비자가 치른다.
정리
| 관세가 붙으면 동시에 벌어지는 네 가지 | 누구의 몫 |
|---|---|
| a 값이 올라 국내 생산이 는다 | 국내 생산자의 이득 |
| c 정부가 수입품에서 관세를 걷는다 | 정부의 관세수입 |
| b + d 「너무 비싸게 만드는 국내생산」과 「못 하게 된 소비」 | 누구의 몫도 아닌 순손실 — 사중손실 |
| 소비자잉여 감소 | a + b + c + d 전체 |
관세는 「소비자에게서 걷어 기업과 정부에게 옮기되, 옮기는 과정에서 일부를 흘려버리는」 정책이다.
| ★ 미국의 세탁기 관세(2018) — 그 네 조각이 실제로 얼마였나 | |
|---|---|
| 세탁기 값 | 약 12% 상승 — 관세가 없는 건조기 값까지 함께 올랐다 |
| 소비자가 더 낸 돈 | 연 15억 달러 |
| 정부에 들어온 관세수입 | 8,200만 달러 — 소비자 부담의 5%에 그쳤다 |
| 지켜진 일자리 | 약 1,800개 → 일자리 하나당 약 82만 달러 |
Flaaen·Hortaçsu·Tintelnot 2020, American Economic Review
수입품에 세금을 매겨 가격을 올린다.
한 해 수입 총량 상한(쿼터)을 정하고 그만큼만 면허를 발급한다. 다 채우면 그해엔 더 못 들여온다.
현실에서는 순수 쿼터보다 둘을 섞은 「저율관세할당(TRQ)」이 흔하다 — 「정해진 양까지는 낮은 관세로, 그 이상은 높은 관세로」. 이 밖에 비관세장벽이라 하여 까다로운 기준·인증·검역·원산지 규정으로 사실상 막는 방법도 널리 쓰인다.
용어
더 보기 — ★ 미·중 무역전쟁 — 관세는 결국 누가 냈나
이 후생효과는 교과서 속 그림만이 아닙니다. 2018년 미국이 중국산 제품 수천억 달러어치에 고율 관세를 매기며 시작된 미·중 무역전쟁이 그 실물 실험이었습니다.
중국산 수입을 줄이고 중국 기업에 비용을 지우겠다는 것이 관세의 목적이었지만, 여러 실증연구가 밝힌 결과는 뜻밖이었습니다.
| 발견 | 무엇 |
|---|---|
| ① 거의 완전 전가 | 관세 인상분이 거의 그대로 미국 수입가격에 얹혔다 — 즉 중국이 아니라 미국의 수입기업과 소비자가 관세를 떠안았다 |
| ② 상당액은 사라졌다 | 그 부담 가운데 상당액은 정부 세수로도 남지 못하고 사라지는 순손실이었다 — 그림에서 본 사중손실(b+d)이 현실에서 그대로 나타난 것 |
2018년 말 기준 미국 소비자·수입기업의 추가 세부담 월 약 30억 달러, 순손실 월 약 14억 달러, 전형적 가구 부담 연 약 419달러로 추정됐습니다.
Amiti·Redding·Weinstein 2019 · Fajgelbaum 외 2020 · 뉴욕연준 Liberty Street Economics 2019
미·중 무역전쟁에서 미국이 매긴 관세를 실제로 부담한 쪽은?
리카도를 넘어 — 산업내무역과 글로벌 가치사슬
교재 350 – 351쪽이제 중요한 것은 「무엇을 수출하나」가 아니라 「가치사슬의 어느 자리를 차지하나」다.
정리
리카도든 헥셔·올린이든 「서로 다르기 때문에 거래한다」는 설명인데, 현실에서는 독일과 프랑스가 서로 자동차를 사고팔고, 한국과 일본이 서로 반도체·부품을 주고받는다. 비슷한 나라끼리, 같은 산업 안에서 교역하는 것 — 이것이 산업내무역이다.
각 나라 기업은 몇몇 모델에 집중해 크게 만든 뒤 세계에 판다.
소비자는 BMW와 푸조와 현대를 다르게 여기므로 다양한 브랜드가 국경을 넘나든다.
| ★ 스마일 커브 — 아이폰의 진실 | |
|---|---|
| 부품원가 409달러 중 중국 기업의 몫 | 104달러(25.4%). 일본·한국 등이 약 45%를 댄다 |
| 소비자가 내는 1,000달러로 따지면 | 중국의 몫은 10.4%로 줄고, 나머지는 설계·브랜드·유통으로 |
| 그래서 | 「수출액」과 「그 나라에 실제로 남는 부가가치」는 전혀 다르다. 무역통계상 아이폰은 중국이 미국에 수출한 것으로 잡혀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를 키우지만, 정작 중국에 남는 돈은 작다 |
가치사슬을 왼쪽(R&D·디자인)부터 오른쪽(브랜드·마케팅)까지 늘어놓으면, 부가가치는 양 끝에서 높고 가운데(조립)에서 낮은 U자, 곧 「웃는 입」 모양이 된다. 한국이 조립보다 고부가 핵심부품에서 강한 것은 이 커브의 유리한 자리를 잡았다는 뜻이다.
용어
더 보기 — ★ 폴 크루그먼 — 「차이가 없어도 무역은 생긴다」
대중에게는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로도 유명하지만, 폴 크루그먼(1953~ )의 학문적 뿌리는 국제무역 이론에 있습니다.
리카도의 비교우위론은 「서로 다른 나라가 서로 다른 것을 교역하는 이유」는 잘 설명했지만, 20세기 후반 무역의 큰 몫은 「비슷비슷한 선진국끼리, 그것도 같은 산업 안에서」 일어났습니다 — 독일과 프랑스가 서로 자동차를 사고파는 식으로 말이지요.
1979년, 크루그먼은 이 수수께끼를 우아하게 풀었습니다. 핵심은 규모의 경제와 제품 차별화(독점적 경쟁)입니다. 나라 사이에 이렇다 할 차이가 없어도, 각국 기업이 서로 다른 모델·브랜드에 특화해 세계시장을 상대로 대량생산하면 개당 비용이 낮아지고 소비자는 더 다양한 선택을 누립니다.
그는 이 통찰을 훗날 「왜 산업과 사람이 특정 지역에 몰리는가」를 다루는 경제지리학으로까지 넓혀, 2008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았습니다.
더 보기 — ★ 반도체 — 어느 한 나라도 혼자 만들 수 없다
스마일 커브와 산업내무역이 현실에서 가장 극적으로 나타나는 곳이 반도체입니다. 단계마다 세계 1위가 나눠 맡습니다.
| 단계 | 누가 | 점유율 |
|---|---|---|
| 설계(팹리스) | 미국 — 엔비디아·퀄컴 등 | — |
| 핵심 장비 | 네덜란드 ASML | EUV 노광장비 100% 독점 |
| 핵심 소재 | 일본 | EUV 포토레지스트 약 90% |
| 파운드리(위탁생산) | 대만 TSMC | 파운드리 72% |
| 메모리 | 한국 — 삼성·SK | D램 67% · HBM 80% |
① 「made in ○○」라는 한 줄로는 반도체를 설명할 수 없습니다 — 각 나라가 가치사슬의 서로 다른 자리를 차지하고, 부품·장비·소재를 서로 사고팔며(산업내무역) 하나의 칩을 함께 만듭니다.
② 크루그먼이 말한 규모의 경제와 특화가 극단으로 간 모습입니다. 세계시장을 상대로 한 단계에 집중하니 사실상 독과점이 됩니다.
③ 한국은 메모리에서 세계를 압도하는 유리한 자리를 잡았습니다 — 무역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을 수출하느냐」만이 아니라 「가치사슬의 어느 자리를 차지하느냐」임을 다시 확인시켜 줍니다.
TrendForce 2026년 1분기 매출 기준, HBM은 2025년 기준
아이폰 소비자가격 1,000달러 중 중국에 남는 부가가치는?
현실의 무역 — 자유·보호, 그리고 한국의 자리
교재 351 – 356쪽현실의 답은 대개 「규칙 있는 개방」이다 — 무역은 넓히되 공통의 규칙으로 다스린다.
정리
비교우위에 따른 특화로 효율과 소비가 커지고, 경쟁이 혁신을 촉진하며, 소비자가 더 싸고 다양한 선택을 누린다.
유치산업 보호, 식량·방위 같은 안보 산업, 일자리를 잃는 노동자 보호, 상대국의 불공정(덤핑·보조금) 대응.
| 보호무역 논거 — 뜯어 보면 성격이 아주 다른 셋 | 무엇 | 약점·대응 |
|---|---|---|
| ① 유치산업 보호론 | 이제 막 시작한 산업은 선진국 기업과 맞붙으면 시작도 못 해 보고 무너진다. 잠시 울타리를 쳐 주면 자라서 혼자 설 수 있다. 한국의 자동차·철강·조선이 실제로 그 길을 걸었다 | 치명적 약점 — 울타리를 언제 걷을 것인가. 보호받는 동안 기업은 경쟁 대신 정부를 설득하는 데 힘을 쏟게 되고 보호는 예정보다 오래간다. 한국이 성공한 것은 보호를 했기 때문이 아니라 「제때 거두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
| ② 덤핑(기업의 불공정) | 원가보다, 또는 자국 내 가격보다 싸게 수출. 경쟁자를 다 몰아낸 뒤 값을 올리는 것이 목적이라면 싼값은 잠깐이고 비싼값은 오래간다 | 반덤핑관세 — 그 차액만큼 관세를 매겨 값을 되돌린다 |
| ③ 보조금(정부의 개입) | 정부가 자국 기업에 현금·세금 감면을 주면 그만큼 값을 낮출 수 있다 — 실력으로 싸진 것이 아니라 국고로 싸진 것 | 상계관세 — 보조금 액수만큼 관세를 매겨 균형을 맞춘다. 미국의 IRA·반도체 지원과 각국의 대응이 이 다툼의 연장선 |
「규칙 있는 개방」을 만드는 두 축이 WTO와 FTA다.
| ★ 무역강국 한국 — 숫자로 | |
|---|---|
| 2025년 수출 | 7,097억 달러 — 사상 처음 7,000억 달러 돌파. 수입 6,317억 달러를 빼면 780억 달러 흑자 |
| FTA | 59개국과 22건 발효 — 세계에서 손꼽히는 「FTA 강국」 |
| 무역의존도 | 약 85%(2024년) — 세계 평균 57%의 1.5배, 미국(27%)의 3배 초과. 독일(90%)과 나란히 G7 최상위권 |
| 양대 수출시장 | 2024년 중국 1,330억 · 미국 1,278억 달러. 오랜 1위 중국을 미국이 바짝 추격. 다만 2025년에는 관세 여파로 대미 수출이 1,229억 달러로 감소 |
같은 숫자가 정반대의 뜻도 함께 지닌다 — 개방은 한국 성장의 엔진이었지만, 동시에 한국을 무역질서의 변화에 가장 예민한 나라로 만들었다.
용어
더 보기 — ★ GATT에서 WTO로 — 「규칙」이 「법」이 되기까지
GATT(관세와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는 1947년에 만들어진 국제 협정으로, 여러 나라가 「관세를 서로 낮추자」고 약속한 규칙의 묶음이었습니다.
1995년, 이 GATT를 발전적으로 대체하며 등장한 것이 WTO입니다. 둘의 차이를 한마디로 말하면 — 「GATT가 규칙(약속)이었다면, WTO는 그 규칙을 집행하는 법과 법원을 갖춘 정식 국제기구」입니다.
| WTO가 갖춘 것 | 무엇 |
|---|---|
| ① 상설 조직 | 협정이 아니라 기구 |
| ② 넓어진 범위 | 상품뿐 아니라 서비스·지식재산권·농업까지 |
| ③ 강력한 분쟁해결제도 | 패널과 상소기구를 두어 규칙을 어긴 나라에 사실상 구속력 있는 판정 |
「규칙은 있으나 집행이 약한」 체제에서 「어기면 제재받는」 체제로 바뀐 것이 GATT와 WTO의 핵심 차이입니다.
더 보기 — ★ 한국의 쌀 — 관세와 수입할당이 함께 작동하는 실제
한국은 1995년 WTO 가입 때 거의 모든 농산물을 관세화했지만, 쌀만은 예외로 두 차례 유예했다가 2015년 마침내 관세화했습니다. 이때 정해진 관세율이 무려 513%였습니다(1986~88년 국내외 가격차 기준).
| 구조 — 저율관세할당(TRQ) | |
|---|---|
| 정해진 양까지 | 40만 8,700톤(연 소비량의 약 11%)까지는 5%의 낮은 관세 |
| 그 이상은 | 513%의 높은 관세로 사실상 문을 잠근다 |
이 체제는 2026년 현재도 유지되고 있습니다. 2025년 7월 말 타결된 한·미 관세협상에서도 쌀은 가장 민감한 품목으로 분류되어 「추가 개방하지 않는다」고 합의되었습니다. 구조적으로도 한국은 미국·중국 등 5개국에 쿼터를 나눠 배분해 두어, 한 나라의 몫을 늘리려면 나머지 나라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쉽게 바꾸기 어렵습니다. 다만 미국은 2026년 무역장벽보고서(USTR)에서 한국의 쌀 쿼터 운영을 문제 삼는 등 개방 압박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정책브리핑·언론·USTR, 2026년 기준
더 보기 — ★ 2025년 한·미 관세 타결 — 25%에서 15%로
2025년 미국의 통상정책 전환은 큰 변수였습니다. 미국이 상호관세를 앞세우자 한·미 FTA로 누리던 무관세 이점이 흔들렸고, 오랜 협상 끝에 2025년 한·미는 무역협정에 합의했습니다.
| 품목 | 결과 |
|---|---|
| 상호관세 | 25% → 15% |
| 자동차(주력 품목) | 25% → 15% |
| 반도체 | 경쟁국 대만과 비슷하거나 유리한 수준 확보 |
| 철강 | 50%의 높은 관세가 당분간 유지 |
한국은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조선 협력 패키지를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더 보기 — 두 거인 사이 — 한국 무역의 예민한 자리
한국의 무역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점점 예민해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격화되면서, 한국은 두 시장 모두를 지켜야 하는 어려운 처지에 놓였습니다.
무역의존도가 높다는 것은 나라 밖 사정이 우리 살림을 그만큼 크게 흔든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미국이 관세를 올리면, 중국의 경기가 식으면, 반도체 값이 꺾이면 — 한국은 내수가 큰 나라들보다 훨씬 빨리, 훨씬 깊이 영향을 받습니다. 이 장의 이론이 한국에 특별히 절실한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한국 쌀의 TRQ 구조는?
사슬을 한눈에 — 파이를 키우는 게임
교재 356 – 360쪽무역은 파이를 키우는 양(+)의 합 게임이다. 다만 그 파이가 안에서 어떻게 나뉘는가는 정치의 몫이다.
정리
다 잘해도 수입하는 이유.
파이는 커지되, 안에서 갈린다.
보호의 숨은 청구서.
산업내무역 · 규모의 경제 · 가치사슬.
| 누가 | 무엇을 보고 | 무엇을 하나 |
|---|---|---|
| 개인·기업 | 비교우위 | 「내가(우리가) 상대적으로 가장 잘하는 것」에 집중하고 나머지는 사 온다. 다 잘하려 애쓰기보다 비교우위에 특화하는 것이 이득 |
| 정부 | 무역의 승자와 패자 | 무역을 넓히되 피해 산업·노동자에게 재교육·전직 지원(무역조정지원)을 함께 설계한다. 무역의 답은 봉쇄가 아니라 「개방 + 보상」 |
| 소비자·시민 | 관세의 사중손실 | 「우리 산업 보호」 구호의 숨은 청구서(더 비싼 값·순손실)를 따져 본다. 보호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른다 — 누가 얼마를 치르나 |
| 기업·투자자 | 미·중 갈등 | FTA 활용과 시장 다변화로 위험을 분산한다. 수출강국에게 개방과 다변화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 전략 |
「파이를 지키려 담을 쌓으면 파이 자체가 줄어든다.」
다음 장은 국제금융이다. 물건의 흐름(무역)을 보았으니, 이제 국제경제의 마지막 조각 — 자본의 흐름과 한국의 자리로 간다.
함께 풀기
교재 제24장 끝의 네 계단 문항입니다. 강의실에서 함께 풉니다. 「진행 힌트」는 교수용이니 눌러야 열립니다.
한국과 베트남, 반도체와 의류의 기회비용을 계산해 누가 무엇에 비교우위가 있는지 판정하라. 그리고 절대우위와 무엇이 다른지 한 줄로 적으라.
| 반도체 1개의 기회비용 | 의류 1벌의 기회비용 | 비교우위는 | |
|---|---|---|---|
| 한국 | |||
| 베트남 | |||
| 판정 |
미국의 세탁기 관세(2018)를 네 조각으로 해부하라. 누가 얼마를 얻고 잃었는지 적고, 일자리 하나를 지키는 데 얼마가 들었는지 계산하라.
| 조각 | 누구의 몫 | 금액 | 판정 |
|---|---|---|---|
| a — 국내 생산자 | |||
| c — 정부 관세수입 | |||
| b+d — 사중손실 | |||
| 소비자 부담 총액 |
아이폰 하나로 「수출액 ≠ 부가가치」를 증명하라. 그리고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 통계가 왜 과장될 수 있는지 설명하라.
| 기준 | 중국의 몫 | 비율 | 무엇을 뜻하나 |
|---|---|---|---|
| 부품원가 409달러 기준 | |||
| 소비자가격 1,000달러 기준 | |||
| 무역통계상으로는 |
「유치산업 보호론」은 옳은가? 한국의 자동차·철강·조선이 실제로 그 길을 걸었다. 그런데도 경제학이 조심스러운 이유는 무엇인가? 그리고 한국의 쌀 513% 관세는 정당한가?
두 번째는 가치 판단이 섞인 논쟁이라 양쪽을 반드시 세우십시오. 찬성 쪽은 식량안보와 농가 보호, 반대 쪽은 소비자가 치르는 더 비싼 쌀값(사중손실). 「식량안보는 얼마짜리인가」로 물으면 학생들이 스스로 값을 매기게 됩니다 — 공공재·외부효과(제12장)와도 이어지는 좋은 물음입니다.
이번 주 뉴스
교재의 사례는 실린 시점의 것입니다. 그때와 지금이 어떻게 달라졌는지가 오늘의 첫 질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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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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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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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통상부, 「2025년 연간 및 12월 수출입 동향」2025년 수출 7,097억 달러(사상 첫 7,000억 달러 돌파)·수입 6,317억 달러·무역수지 780억 달러 흑자. 2024년 대중 수출 1,330억·대미 1,278억 달러, 2025년 대미 1,229억 달러
- World Bank, Trade (% of GDP), 2024무역의존도 — 한국 약 85% · 독일 약 90% · 세계 평균 약 57% · 프랑스·영국·이탈리아 약 66~69% · 일본 약 47% · 미국 약 27%
- Flaaen, A., Hortaçsu, A. & Tintelnot, F., American Economic Review, 110(7), 2103–2127 (2020)“The Production Relocation and Price Effects of US Trade Policy: The Case of Washing Machines” — 세탁기 값 약 12% 상승(관세가 없는 건조기까지 동반 상승), 소비자 부담 연 15억 달러, 관세수입 8,200만 달러, 지켜진 일자리 약 1,800개(일자리당 약 82만 달러)
- Amiti, M., Redding, S. & Weinstein, D., Journal of Economic Perspectives, 33(4), 187–210 (2019)“The Impact of the 2018 Tariffs on Prices and Welfare” — 관세 인상분이 거의 완전히 미국 수입가격으로 전가. 2018년 말 기준 추가 세부담 월 약 30억 달러, 순손실 월 약 14억 달러
- Fajgelbaum, P. 외, Quarterly Journal of Economics, 135(1), 1–55 (2020) · 뉴욕연준 Liberty Street Economics (2019)“The Return to Protectionism” — 미국 전형적 가구의 부담 연 약 419달러 추정
- Xing, Y., Frontiers of Economics in China, 15(4) (2020)아이폰 X 부품원가 409달러 중 중국 기업의 몫 104달러(25.4%), 일본·한국 등이 약 45%. 소비자가격 1,000달러 기준으로는 중국 몫이 10.4%
- TrendForce, 2026년 1분기 매출 기준(HBM은 2025년 기준)반도체 가치사슬 — ASML EUV 노광장비 100% 독점, 일본 EUV 포토레지스트 약 90%, TSMC 파운드리 72%, 한국 D램 67%·HBM 80%
-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 2025년 쇠고기 수급총공급 78만 톤 중 국내산 31만 톤·수입 47만 톤(자급률 40.1%)
-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 한국무역협회, 한국의 쌀 TRQ(WTO 승인)1995년 WTO 가입 시 관세화 유예 두 차례 후 2015년 관세화. 저율관세할당 40만 8,700톤(연 소비량의 약 11%)까지 5%, 초과분은 513%. 미국·중국 등 5개국에 쿼터 배분
-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 언론, 2025년 한·미 무역협정한국산 상호관세 25%→15%, 자동차 25%→15%, 반도체는 대만과 비슷하거나 유리한 수준. 철강은 50% 유지. 한국은 3,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조선 협력 제공. 쌀은 「추가 개방하지 않는다」고 합의
- Ricardo, D., On the Principles of Political Economy and Taxation (1817)비교우위 이론. 영국·포르투갈, 직물·포도주의 예로 자유무역을 옹호하며 곡물법 논쟁에 개입
- Ohlin, B., Interregional and International Trade (1933) · Heckscher, E. (1919)헥셔·올린 이론 — 나라마다 생산요소 부존량이 달라 기회비용이 다르다. 올린 1977년 노벨경제학상
- Krugman, P., Journal of International Economics, 9(4), 469–479 (1979)“Increasing Returns, Monopolistic Competition, and International Trade” — 규모의 경제와 제품 차별화로 산업내무역을 설명한 신무역이론. 2008년 노벨경제학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