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장에서 「한 개 더 만드는 비용」이라고만 하고 미뤄 둔 한계비용의 정체를 이제 밝힌다. 그런데 「비용」이라는 말은 생각보다 까다롭다. 지갑에서 나간 돈은 진짜 비용의 절반일 뿐이고, 이미 써버려 되돌릴 수 없는 돈은 오히려 세면 안 된다. 이 장은 그 오해를 하나씩 바로잡고, 마지막에 제3장의 공급곡선을 완성한다.
학습 목표
- 경제적 비용(기회비용 포함)과 회계적 비용을 구분할 수 있다.
- 매몰비용을 의사결정에서 제외해야 하는 이유를 판단할 수 있다.
- 고정비·가변비와 평균·한계비용의 관계를 계산·설명할 수 있다.
- 한계비용·평균비용의 U자 모양과 그 교점을 그래프로 설명할 수 있다.
- 장기 비용곡선과 공급곡선의 관계를 도출할 수 있다.
이 장의 지도
경제적 비용 — 진짜 비용은 무엇인가
교재 102 – 103쪽장부는 흑자인데 왜 망할까. 회계장부에 안 잡히는 비용이 있기 때문이다.
정리
실제로 지갑에서 나가는 돈.
돈으로 찍히지 않지만 분명히 치른 대가 — 포기한 다른 기회의 값.
| 회계적 이윤 | 경제적 이윤 | |
|---|---|---|
| 무엇을 빼나 | 수입 − 명시적 비용 | 수입 − 명시적 − 암묵적 비용 |
| 카페 사장의 장부 | 흑자 | 적자일 수 있다 |
| 누가 쓰나 | 회계사 | 경제학 |
제1장의 기회비용이 여기서 다시, 더 깊게 등장한다.
용어
더 보기 — ★ 「경제적 이윤 0」은 망했다는 뜻이 아니다
| 경제적 이윤 | 무슨 뜻 |
|---|---|
| > 0 | 진짜 초과이윤 — 다른 무엇을 했을 때보다도 더 남는다 |
| = 0 | 정상이윤은 번다 — 포기한 기회만큼은 정확히 벌고 있다 |
| < 0 | 다른 것을 했더라면 더 나았다 |
제7장에서 「완전경쟁은 장기적으로 무이윤」이라 한 것도 사실은 「경제적 이윤이 0(= 정상이윤은 번다)」는 뜻이었습니다. 아무도 굶지 않습니다. 다만 아무도 특별히 더 벌지도 못할 뿐입니다.
더 보기 — 인물 — 이윤의 정체를 물은 프랭크 나이트
프랭크 나이트(Frank H. Knight, 1885~1972)는 밀턴 프리드먼·조지 스티글러 같은 후대 거장을 길러낸 시카고학파의 정신적 뿌리로 꼽히는 인물입니다. 제7장에서 완전경쟁을 「이상화」라고 못 박은 그 사람입니다.
그는 1921년 『위험, 불확실성, 그리고 이윤』에서 예리한 구분을 했습니다.
확률로 계산할 수 있다.
아예 계산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리고 기업가가 이 계산 불가능한 불확실성을 떠안는 대가로 얻는 것이 바로 진짜 이윤이라고 보았습니다. 정상이윤과 경제적 이윤을 나누는 오늘의 시각이 그의 통찰에 빚지고 있습니다.
회계장부상 이익이 1,000만 원인 자영업자가 있다. 그가 회사에 다녔다면 1,200만 원을 벌 수 있었다. 이 사업의 경제적 이윤은?
매몰비용 — 되돌릴 수 없는 돈은 잊어라
교재 103 – 105쪽합리적인 결정은 언제나 「앞으로」를 본다. 이미 나간 돈은 선택을 비교하는 데 아무 차이를 만들지 못한다.
정리
그런데 사람은 이 단순한 원리를 자주 어긴다. 「5억을 쏟아부었는데 아까워서 못 접는다」가 대표적이다. 재미없는 영화를 표값이 아까워 끝까지 보는 것, 승산 없는 주식을 산 값이 아까워 계속 들고 있는 것도 모두 같은 함정 — 매몰비용의 오류다.
용어
더 보기 — ★ 「정말로」 못 돌려받는 돈만 매몰비용이다
날카로운 질문이 하나 나옵니다 — 「조금이라도 회수할 수 있다면 그래도 무조건 잊어야 하나?」 아주 정확한 지적입니다. 매몰비용의 핵심은 금액의 크기가 아니라 「회수 가능성」에 있기 때문입니다.
| 1억 원짜리 기계를 샀는데 지금 중고로 3,000만 원에 팔 수 있다면 |
|---|
| 매몰된 것은 1억이 아니라 7,000만 원뿐입니다. 나머지 3,000만 원(잔존가치)은 지금도 손에 쥘 수 있으므로 「계속할까 접을까」의 저울에 반드시 올려야 합니다. |
거꾸로, 계속하는 것이 「언제나」 오류인 것도 아닙니다. 앞으로 들일 돈보다 앞으로 얻을 편익 — 완성했을 때의 가치, 쌓이는 평판, 배우는 경험 — 이 더 크다면 계속하는 편이 옳습니다.
오류가 되는 것은 오직 계속하는 이유가 「이미 쓴 돈이 아까워서」 하나뿐일 때입니다. 판단 기준은 늘 같습니다 — 과거가 아니라 앞으로의 편익과 비용.
더 보기 — 실제 사례 — 콩코드, 베를린 공항, 그리고 헬스장 회원권
| 사례 | 계획 | 실제 |
|---|---|---|
| 콩코드 영·프 초음속 여객기 |
개발비 약 7,000만 파운드 | 최종 약 11억 5,400만 파운드 — 약 16배 초과. 수백 대 판매를 기대했으나 20대 제작 · 14대만 상업 운항, 2003년 퇴역 |
|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공항 | 약 20억 유로 · 2011년 개항 | 약 70억 유로 · 2020년 개항 — 3배 초과, 9년 지연 |
| 헬스장 회원권 | — | 거의 안 가면서도 「낸 돈이 아까워」 계속 유지 — 이미 낸 회원비는 가든 안 가든 돌아오지 않는데도 |
두 나라 정부는 1960년대 중반에 이미 「수익이 나기 어렵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런데도 「여기까지 들인 막대한 돈이 아깝다」며 20년 가까이 멈추지 못했습니다. 이 일화가 워낙 상징적이어서 매몰비용의 오류를 아예 「콩코드의 오류」라 부릅니다.
큰 나라 사업이든 내 지갑이든 함정의 구조는 똑같습니다. 1976년 11월 영국 정부가 상원에 밝힌 공식 수치 · 수치는 근사
더 보기 — 이 원칙은 정부의 큰 판단에도 쓰인다
매몰비용을 무시하라는 것은 냉정해 보이지만, 사실은 자신을 지키는 지혜입니다. 지나간 손실에 얽매이지 않고 지금 시점에서 가장 나은 길을 고르는 것 — 그것이 손실을 키우지 않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대형 사업의 지속 여부를 따지는 예비타당성조사에서도, 「이미 들어간 돈」이 아니라 「앞으로의 편익과 비용」만으로 판단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1억 원짜리 기계를 샀는데 지금 중고로 3,000만 원에 팔 수 있다. 매몰비용은 얼마인가?
단기 비용의 구조 — 고정비와 가변비
교재 105 – 106쪽제6장의 한계생산 체감과 이 장의 한계비용 상승은 같은 현상의 앞뒷면이다.
정리
평균총비용 ATC = TC ÷ 생산량 = AFC + AVC
| 고정비용 FC | 가변비용 VC | |
|---|---|---|
| 성격 | 생산량과 무관하게 일정 | 생산량에 따라 늘고 준다 |
| 예 | 임대료 · 설비의 감가상각 | 재료비 · 전기료 |
| 개당으로 보면 | AFC — 계속 줄어든다 | AVC |
감가상각이란 기계·건물이 해가 갈수록 낡아 값이 주는 만큼을 해마다 조금씩 비용으로 나눠 잡는 것이다.
AFC는 특별하다. 고정비용은 정해진 금액인데 생산량이 늘수록 더 많은 제품에 나눠 부담시키므로, 개당 고정비는 계속 줄어든다. 「많이 만들수록 개당 고정비가 싸진다」 — 제6장에서 본 규모의 경제의 한 뿌리가 바로 이것이다.
용어
더 보기 — 두 세계를 오가는 법 — 기울기가 곧 개당 비용
총액 그래프에서 어느 점을 원점과 이어 보면, 그 선의 기울기가 곧 그 생산량에서의 개당 비용입니다.
30마리에서 총비용 27만 원이면, 27만 ÷ 30 = 개당 9,000원. 원점에서 그 점까지 그은 선의 기울기가 정확히 9,000입니다.
더 보기 — 제6장과의 연결 — 같은 현상의 앞뒷면
| 제6장 · 생산의 눈 | 제8장 · 비용의 눈 |
|---|---|
| 사람을 늘릴수록 「한 명 더」의 산출이 준다 (한계생산 체감) |
뒤집으면 → 「한 개 더」를 만드는 비용이 커진다 (한계비용 상승) |
한계생산이 줄어드는 것과 한계비용이 늘어나는 것은 같은 현상의 앞뒷면입니다. 제6장의 생산 이야기가 이 장의 비용 이야기로 정확히 번역되는 지점입니다.
카페의 한 달 임대료가 300만 원, 재료비는 커피 한 잔당 1,000원이다. 3,000잔을 팔 때 한 잔의 평균총비용은?
한계비용과 평균비용 — 그 유명한 U자
교재 107 – 109쪽개당 원가는 왜 끝까지 내려가지 않는가 — 서로 반대로 당기는 두 힘의 줄다리기이기 때문이다.
정리
| 기호 | 이름 | 무엇인가 | 치킨집이라면 |
|---|---|---|---|
| FC | 고정비용 | 생산량과 상관없이 나가는 돈 | 임대료 · 기계 할부 |
| VC | 가변비용 | 만든 만큼 나가는 돈 | 닭 · 기름 · 알바 인건비 |
| TC | 총비용 | FC + VC | 그날 나간 돈 전부 |
| AFC | 개당 고정비 | FC ÷ 생산량 — 나눌수록 작아진다 | 많이 팔수록 임대료 부담이 옅어짐 |
| AVC | 개당 가변비 | VC ÷ 생산량 | 치킨 한 마리에 든 재료·인건비 |
| ATC | 개당 총비용 | AFC + AVC — 흔히 말하는 개당 원가 | 치킨 한 마리의 원가 |
| MC | 한계비용 | 「한 개 더」 만드는 데 드는 돈 | 한 마리를 더 튀길 때 드는 돈 |
표 8-1 앞의 셋은 「총액」, 뒤의 넷은 「개당」과 「한 개 더」다.
임대료는 정해진 금액인데 많이 팔수록 더 많은 제품이 나눠 진다. 한 개가 짊어지는 임대료가 옅어진다.
주방은 그대로인데 주문만 늘면 「한 마리 더」 튀기기가 점점 힘들어진다.
두 힘이 겨루는 동안 개당 총비용은 내려가다가 어느 바닥에서 다시 올라간다. 이것이 U자다.
용어
더 보기 — MC는 왜 U자의 바닥을 정확히 지나나
그림에서 꼭 봐야 할 것은 MC가 ATC와 AVC의 최저점을 정확히 통과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니 평균이 더 내려가지도 올라가지도 않는 바닥은 정확히 MC와 평균이 같아지는 곳입니다.
시험 평균에 비유하면 쉽습니다 — 이번 시험 점수가 기존 평균보다 낮으면 평균이 떨어지고, 높으면 오릅니다. 평균이 그대로인 지점은 이번 점수가 기존 평균과 똑같을 때입니다.
더 보기 — ★ 두 기준점 — 언제 이익이고 언제 문을 닫나
| 기준점 | 어디 | 무슨 뜻 | 그림에서는 |
|---|---|---|---|
| 손익분기점 | MC = ATC 최저 | 이익이 시작되는 경계. 값이 이 선을 넘어야 임대료까지 다 갚고 비로소 이익 | 30마리 · 9,000원 |
| 조업중단점 | MC = AVC 최저 | 문을 닫는 편이 나은 경계. 이 아래면 팔수록 재료비조차 못 건진다 | 20마리 · 5,500원 |
그래서 값의 위치가 결정을 가릅니다.
| 값이 | 어떻게 할까 |
|---|---|
| 9,000원 위 | 이익이다 |
| 5,500 ~ 9,000원 | 손해는 보지만 고정비 일부라도 메우므로 단기에는 여는 편이 덜 손해 |
| 5,500원 아래 | 닫는 편이 낫다 |
「적자인데 문 여는 식당」이 바로 가운데 구간에 있는 것입니다. 어차피 나가는 임대료는 문을 닫아도 나가니, 그날 재료비만 건질 수 있다면 여는 편이 덜 손해입니다.
더 보기 — 숫자로 보는 U자 — 어느 치킨집의 하루
고정비가 하루 9만 원인 작은 치킨집입니다. (아래 숫자는 설명을 위한 가정입니다)
| 하루 판매량 | 개당 원가 ATC | 「한 마리 더」 MC |
|---|---|---|
| 10마리 | 15,000원 | — (기준) |
| 20마리 | 10,000원 | 5,000원 |
| 30마리 | 9,000원 ← 바닥 | 7,000원 |
| 40마리 | 9,250원 | 10,000원 |
| 50마리 | 10,000원 | 13,000원 |
10마리만 팔면 고정비 9만 원을 겨우 10마리가 나눠 져야 하므로 개당 15,000원입니다. 20·30마리로 늘리면 같은 9만 원이 잘게 쪼개져 10,000 → 9,000원으로 뚝뚝 떨어집니다(내리는 힘).
하지만 주문이 더 몰리면 주방이 미어터져 알바를 더 쓰고 기름도 자주 갈아야 하니, 「한 마리 더」 비용이 5,000원에서 13,000원으로 치솟습니다(올리는 힘).
그 바람에 개당 원가는 30마리 부근 9,000원에서 바닥을 찍고 다시 오릅니다 — 이것이 U자입니다.
더 보기 — 팬데믹 때 실제로 작동한 조업중단점
손님이 급감하자 많은 자영업자가 「차라리 잠시 문을 닫자」를 택했습니다. 그날 매출이 그날 나가는 가변비(재료·인건비)조차 넘지 못하면 여는 것보다 닫는 편이 손실이 작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임대료 같은 고정비는 문을 닫아도 나가므로, 가변비만 겨우 건질 수 있다면 적자라도 문을 여는 편이 나았습니다.
이 손익분기점은 교실 밖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개념 가운데 하나입니다. 스타트업이 매달 까먹는 돈의 속도를 번레이트, 남은 현금으로 버틸 기간을 런웨이라 부르는 것도 결국 이 장의 고정비·가변비·손익분기 계산의 응용입니다. 비용곡선은 칠판만이 아니라 실제 사업 계획서의 첫 장에 놓여 있습니다.
더 보기 — 인물 — 기업은 왜 존재하는가 (코스, 1937)
비용 이야기를 마치기 전에 한 물음을 던져 봅시다. 시장이 그토록 효율적이라면, 왜 사람들은 그냥 시장에서 그때그때 사고팔지 않고 굳이 기업이라는 조직을 만들어 그 안에 들어갈까요?
스물일곱 살이던 로널드 코스(Ronald H. Coase, 1910~2013)가 1937년에 내놓은 답은 간단하면서도 뜻밖이었습니다 — 시장을 쓰는 데에도 비용이 든다.
그렇다면 기업은 어디까지 커질까요. 이 장의 한계 원리가 여기서도 그대로 작동합니다 — 일을 하나 더 조직 안으로 들여올 때 드는 비용이 그것을 시장에서 사 올 때 드는 비용과 같아지는 지점, 거기가 기업의 경계입니다. 코스는 이 통찰로 1991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았고, 제12장에서 다시 만납니다.
어떤 식당의 값이 조업중단점과 손익분기점 사이에 있다. 이 식당은?
장기 비용과 규모 — 그리고 공급곡선의 완성
교재 110 – 112쪽단기의 오르막은 「좁은 주방」 탓, 장기의 오르막은 「비대한 조직」 탓이다.
정리
핵심은 「가장 싼 공장을 골라 쓴다」는 데 있다. 장기에는 지금 크기에 갇혀 있지 않으므로, 만들 양이 정해지면 그 양을 가장 싸게 만들 수 있는 크기의 공장을 고르면 된다. 여러 SAC 중 매 지점에서 가장 아래 조각만 이은 테두리가 LAC다.
| 왜 내려가나 | 왜 다시 오르나 | |
|---|---|---|
| 단기 U자 | 개당 고정비가 옅어져서 | 주방이 고정돼 한계생산이 체감해서 |
| 장기 LAC | 대량 구매·분업·자동화 — 규모의 경제 | 설비가 아니라 사람과 관리가 병목 — 소통이 꼬이고 결재가 길어지는 「대기업병」 |
두 오르막의 원인이 서로 다르다. 이것을 섞으면 장기 곡선을 이해할 수 없다.
제6장의 생산 + 제8장의 비용 → 제3장의 공급곡선 완성
용어
더 보기 — ★ 왜 치킨집은 골목마다 있는데 반도체 회사는 세계에 몇 곳뿐인가
개당 비용이 가장 낮아지는 규모를 최소효율규모라 하는데, 이 크기는 산업마다 천차만별입니다.
| 산업 | 최소효율규모 | 그래서 시장은 |
|---|---|---|
| 동네 빵집·치킨집 | 작다 — 작아도 개당 원가가 충분히 낮다 | 골목마다 있을 수 있다 → 독점적 경쟁 |
| 반도체·자동차 | 어마어마하게 크다 | 그만한 대규모 설비를 감당할 소수의 거대 기업만 살아남는다 → 자연스럽게 과점 |
제7장의 시장 구조가 여기서 설명됩니다. 시장 구조는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니라 그 산업의 비용 구조가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더 보기 — 인물 — 「그림이 불가능하다」고 말한 제도사
이 포락선에는 경제학사에서 가장 사랑받는 일화가 있습니다.
1931년 시카고대학의 야콥 바이너(Jacob Viner, 1892~1970)는 논문을 쓰며, 제도사였던 수학자 웡(Y. K. Wong)에게 「장기 곡선(LAC)이 각 단기 곡선(SAC)의 최저점을 지나도록 그려 달라」고 주문했습니다.
그러나 바이너는 고집을 부려 최저점을 지나도록 그렸고, 결국 잘못된 그림을 논문에 실었습니다.
이 문제는 훗날 폴 새뮤얼슨(Paul A. Samuelson, 1915~2009)이 「LAC는 각 SAC의 최저점이 아니라 옆면에 접하는 포락선」임을 밝혀 말끔히 정리했습니다. 새뮤얼슨은 1947년 『경제분석의 기초』로 현대 경제학의 수학적 토대를 놓았고, 1970년 미국인 최초로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20세기의 거장입니다.
위대한 스승도 그림 한 장에서 실수할 수 있고, 그 실수가 후대에 의해 바로잡히며 학문이 정교해진다는 것 — 이 일화가 오래 회자되는 이유입니다. (LAC가 SAC의 최저점과 딱 만나는 곳은 오직 한 곳, 최소효율규모뿐입니다.)
더 보기 — 그림의 톱니는 「세 개만 그린 탓」이다
SAC 곡선이 몇 개나 될까요. 사실상 무수히 많습니다. 공장 크기는 얼마든지 잘게 바꿀 수 있어서 — 500마리짜리, 501마리짜리, 502마리짜리… — 크기마다 곡선이 하나씩 연속으로 끝없이 있는 셈입니다.
그림에서는 무한히 겹쳐 그리면 새까매지므로 일부러 세 개만 그렸고, 그래서 아래 테두리가 조금 톱니처럼 이어져 보입니다.
크기를 더 촘촘히(다섯 개·열 개·백 개…) 그릴수록 톱니는 작아지고, 무수히 많아지면 완전히 매끄러운 곡선이 됩니다. 실제 LAC는 매끈한 곡선이며, 그림의 톱니는 그리기의 한계일 뿐입니다.
기업의 공급곡선은 무엇인가?
사슬을 한눈에 — 비용의 진짜 얼굴
교재 112 – 115쪽제3장에서 「그냥 그어진 두 선」으로 시작한 수요와 공급이, 이제 단단한 토대 위에 서 있다.
정리
지갑에서 나간 돈 + 포기한 기회의 값. 회계 흑자도 경제 적자일 수 있다.
되돌릴 수 없는 돈은 결정에서 뺀다. 세면 안 되는 비용.
고정비와 가변비. 개당 고정비는 계속 줄어든다.
그 유명한 U자. 손익분기점과 조업중단점이 여기서 나온다.
여러 단기 곡선을 감싸는 포락선. 그리고 공급곡선의 완성.
| 장 | 무엇을 놓았나 |
|---|---|
| 제5장 소비자 | 수요곡선의 뿌리 — 한계효용 체감과 최적 선택 |
| 제6장 생산 | 공급곡선의 뿌리 ① — 한계생산 체감 |
| 제8장 비용 | 공급곡선의 뿌리 ② — 조업중단점 위의 MC |
| 제7장 시장 구조 | 그 위에서 값과 경쟁이 어떻게 결정되는가 |
미시경제학의 큰 그림이 여기서 이어진다.
비용을 제대로 세는 사람과 그러지 못하는 사람의 판단은 정반대로 갈린다. 보이지 않는 기회비용을 셈할 줄 알면 헛된 사업에 인생을 걸지 않고, 이미 나간 매몰비용을 잊을 줄 알면 손실을 키우지 않는다. 비용을 보는 눈은 경제학이 주는 가장 실용적인 선물 가운데 하나다.
다음 장은 나눠 본 소비자와 생산자를 한 그림에 다시 모은다. 시장의 거래가 사회 전체에 얼마만큼의 이득을 주는지 — 소비자잉여와 생산자잉여로 재고, 독점이나 세금이 그 이득을 얼마나 갉아먹는지(사중손실)를 따진다.
함께 풀기
교재 제8장 끝의 네 계단 문항입니다. 강의실에서 함께 풉니다. 「진행 힌트」는 교수용이니 눌러야 열립니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학업·아르바이트·동아리) 하나를 골라 명시적 비용과 암묵적 비용을 각각 적어 보라. 그리고 경제적으로 남는 장사인지 판단하라.
| 무엇 | 명시적 비용 | 암묵적 비용 — 포기한 것 | 남는 장사인가 |
|---|---|---|---|
아래 세 상황에서 결정에 넣을 것과 뺄 것을 가르라. 그리고 지금 그만두면 얼마를 돌려받을 수 있는지도 함께 따지라.
| 상황 | 넣을 것 | 뺄 것(매몰) | 회수 가능액 |
|---|---|---|---|
| 1억 기계를 샀는데 중고가 3,000만 원 | |||
| 헬스장 연회원권 100만 원을 냈다 | |||
| 5억 들인 사업, 접으면 설비 매각 1억 |
고정비 하루 9만 원인 치킨집이다. 아래 세 값에서 문을 열지 말지 정하고 이유를 대라. (조업중단점 5,500원 · 손익분기점 9,000원)
| 시장 값 | 열까 닫을까 | 그날의 손익은 | 왜 |
|---|---|---|---|
| 한 마리 12,000원 | |||
| 한 마리 7,000원 | |||
| 한 마리 4,000원 |
「본전 생각」은 왜 이렇게 흔한가? 우리 마음이 이미 쓴 돈·시간을 놓지 못하는 이유를 이야기해 보라. 그리고 「그래도 계속하는 것이 옳은 경우」가 있다면 어떤 때인가?
이번 주 뉴스
교재의 사례는 실린 시점의 것입니다. 그때와 지금이 어떻게 달라졌는지가 오늘의 첫 질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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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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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출처
모든 수치는 발표 시점을 함께 적었습니다. 시간이 지난 뒤 인용할 때는 최신 자료로 확인하십시오.
- Knight, F. H., Risk, Uncertainty and Profit (1921), Boston: Houghton Mifflin위험과 불확실성의 구분 · 정상이윤과 경제적 이윤
- Viner, J., Zeitschrift für Nationalökonomie, 3(1), 23–46 (1931/1932)Cost Curves and Supply Curves — 장·단기 포락선
- Samuelson, P. A., Foundations of Economic Analysis (1947), Cambridge: Harvard University Press포락선 정리 — LAC는 SAC의 옆면에 접한다. 1970년 노벨경제학상
- Coase, R. H., Economica, 4(16), 386–405 (1937)The Nature of the Firm — 거래비용과 기업의 경계. 1991년 노벨경제학상
- 콩코드(Concorde), 영·프 공동개발 초음속 여객기개발비 약 £70m → 최종 £1,154m(1976년 11월 영국 정부가 상원에 밝힌 공식 수치)로 약 16배 초과. 20대 제작·14대 상업 운항, 2003년 퇴역 — 「콩코드의 오류」
-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공항(BER), 대형 사업 지연 사례계획 약 €2bn·2011년 개항 → 실제 약 €7bn·2020년 개항(3배 초과, 9년 지연). 수치는 근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