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장게임이론 기초

Game Theory
제3부 · 시장의 실패와 정부교재 145 – 158쪽직관의 경제학

지금까지의 소비자·생산자 이론에는 공통점이 있었다 — 상대를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완전경쟁 시장의 농부는 남이 무얼 하든 시장 가격을 받아들이면 그만이었다. 그러나 세상의 중요한 결정 — 가격 전쟁, 나라 간 협상, 광고 경쟁, 친구와의 약속 — 은 「상대가 어떻게 나올까」에 달려 있다. 게임이론은 이 상호의존 상황에서 「나의 최선」을 찾는 사고법이다. 경제학을 넘어 정치·외교·생물학까지 꿰뚫는 20세기의 가장 강력한 지적 도구다.

학습 목표

  1. 전략적 상황(게임)이 일반 선택과 어떻게 다른지 설명할 수 있다.
  2. 보수행렬에서 우월전략과 내쉬균형을 찾을 수 있다.
  3. 죄수의 딜레마 구조와 그 함의를 분석할 수 있다.
  4. 반복 게임에서 협력이 가능해지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
  5. 현실의 경쟁·담합을 게임이론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장의 지도

여섯 고리
11.1

게임이라는 것 — 상대가 있는 선택

교재 146 – 147쪽

경제학에서 「게임」은 오락이 아니라, 여러 사람의 선택이 얽혀 결과가 정해지는 모든 상황이다.

정리

게임의 세 요소무엇
참가자누가 결정하는가
전략각자 취할 수 있는 선택
보수각 선택의 조합이 낳는 결과·이득

이 셋을 한눈에 담는 도구가 보수행렬이다.

행(가로줄) = 나의 선택  ·  열(세로줄) = 상대의 선택
각 칸 = (나의 보수, 상대의 보수)

예를 들어 내가 협력하고 상대가 배신하는 칸이 (0, 5)라면, 그 경우 나는 0을 얻고 상대는 5를 얻는다는 뜻이다. 이 단순한 표 하나가 앞으로 다룰 모든 게임의 공용 언어가 된다.

용어

게임·전략·보수게임·戰略·報酬 game, strategy & payoff게임 = 선택이 서로 얽힌 상황. 전략 = 참가자가 택할 수 있는 행동. 보수 = 각 선택 조합이 낳는 이득
보수행렬報酬行列 payoff matrix두 참가자의 전략 조합마다 각자가 얻는 보수를 적어 넣은 표. 우월전략과 내쉬균형을 여기서 찾는다
[그림 11-1] 보수행렬 읽는 법. 행은 나(A)의 선택, 열은 상대(B)의 선택, 각 칸은 (나의 보수, 상대의 보수)이다.
더 보기 — 이 장을 배우는 이유 — 세 장면
장면물음어느 절이 답하나
통신사의 출혈경쟁모두가 자제하면 다 같이 이득일 텐데, 왜 경쟁적으로 돈을 뿌리다 모두 손해를 볼까11.4 죄수의 딜레마
깨지는 카르텔담합은 대체로 오래가지 못하고 깨진다. 왜일까11.4
그런데도 협력은배신이 유리해 보이는 상황에서도 협력이 피어나는 비결은 무엇일까11.5 반복과 협력
더 보기 — 인물 — 게임이론을 만든 천재, 폰 노이만

게임이론을 하나의 학문으로 세운 사람은 헝가리 출신의 천재 수학자 존 폰 노이만(John von Neumann, 1903~1957)입니다.

경제학자 오스카어 모르겐슈테른과 함께 1944년 『게임이론과 경제행동』을 펴내, 인간의 전략적 상호작용을 수학으로 분석하는 길을 열었습니다.

폰 노이만은 게임이론뿐 아니라 현대 컴퓨터의 기본 구조(폰 노이만 구조 — 지금 우리가 쓰는 거의 모든 컴퓨터의 설계 원리)를 세우는 등, 20세기 과학의 여러 분야에 발자취를 남긴 인물입니다.

11.2

우월전략 — 상대가 뭘 하든 나의 최선

교재 147 – 148쪽

상대의 수를 읽으려 애쓸 필요가 없는 가장 다루기 쉬운 경우다.

정리

상대(B)가내가 협력하면내가 배신하면나의 선택
협력한다35배신
배신한다01배신

상대가 무엇을 하든 나에게는 「배신」이 항상 유리하다. 이 경우 배신이 나의 우월전략이다.

주의할 점이 있다 — 우월전략은 항상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많은 게임에서는 「상대가 이렇게 나오면 나는 이렇게, 저렇게 나오면 나는 저렇게」처럼 최선이 상대의 선택에 따라 달라진다. 그런 경우에는 더 일반적인 도구가 필요하다 — 다음 절의 내쉬균형이다.

용어

우월전략優越戰略 dominant strategy상대방의 선택과 무관하게 자신에게 언제나 더 높은 보수를 주는 전략. 다만 모든 게임에 있는 것은 아니다
자가진단

두 편의점이 나란히 있다. 상대가 값을 내리든 안 내리든 「나도 내리는 게」 유리하다면 이 전략은?

11.3

내쉬균형 — 아무도 바꾸고 싶지 않은 상태

교재 148 – 149쪽

「상대가 저렇게 하는 한, 나도 이대로가 최선」이 모두에게 동시에 성립하는 지점이다.

정리

제3장 시장 균형제11장 내쉬균형
무엇이 안 움직이나가격이 더 움직일 이유가 없다전략을 더 바꿀 이유가 없다
누가수요와 공급참가자들
같은 발상균형균형이 전략적 상호작용으로 확장된 것

우월전략이 있는 게임에서는 모두가 우월전략을 택한 상태가 곧 내쉬균형이 되고, 우월전략이 없는 게임에서도 내쉬균형은 대개 존재한다.

여기서 「최선」이라는 말을 정확히 해 두자. 이때의 최선은 「상대의 선택을 주어진 것으로 놓았을 때, 내 보수를 가장 크게 해 주는 나의 대응」이다(이를 최적 대응이라 부른다).

최선은 늘 조건부다 — 「상대가 저 수를 두는 한」 나에게 최선일 뿐
「모두에게 최선」도, 「도덕적으로 최선」도 아니다

용어

내쉬균형Nash 均衡 Nash equilibrium모든 참가자가 다른 참가자들의 전략을 주어진 것으로 보고 각자 최선을 선택하고 있어, 어느 누구도 단독으로 전략을 바꿀 유인이 없는 상태
최적 대응最適 對應 best response상대의 선택을 주어진 것으로 놓았을 때 내 보수를 가장 크게 해 주는 나의 대응
더 보기 — ★ 우월전략과 내쉬균형은 어떻게 다른가
 우월전략내쉬균형의 최선
언제 최선인가상대가 무엇을 하든 언제나 상대의 지금 그 선택에 대해서만
상대가 바뀌면여전히 최선나의 최선도 달라질 수 있다
관계우월전략은 내쉬균형의 특별한 경우다
실제로 각자가 저마다 최선을 다해도 결과가 모두에게 나쁠 수 있습니다(다음 절의 죄수의 딜레마). 「나에게 최선」이 「우리 모두에게 최선」을 뜻하지 않는다 — 이것이 게임이론의 핵심 통찰입니다.
더 보기 — 인물 — 스물한 살의 발견, 존 내쉬

이 개념을 만든 사람은 미국의 수학자 존 내쉬(John F. Nash, 1928~2015)입니다.

그는 스물한 살이던 1950년, 겨우 몇 페이지짜리 논문에서 거의 모든 게임에 이런 균형이 존재함을 증명했습니다. 이 발견은 경제학·정치학·생물학을 뒤바꿔 놓았고, 그는 1994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았습니다.

내쉬는 오랜 세월 조현병과 싸우면서도 학문적 성취를 이어간 것으로도 유명하며, 그의 삶은 영화 『뷰티풀 마인드』로 널리 알려졌습니다. 한 젊은이의 짧은 논문이 학문의 지형을 바꾼, 20세기 지성사의 인상적인 장면입니다.

자가진단

내쉬균형에서 「최선」의 뜻으로 옳은 것은?

11.4

죄수의 딜레마 — 각자 합리적인데 모두 손해

교재 149 – 151쪽

개인의 합리성을 다 더한다고 집단의 최선이 되지는 않는다.

정리

영희가철수가 침묵하면철수가 자백하면철수의 선택
침묵한다각 1년철수 석방(0년) · 영희 10년자백
자백한다철수 10년 · 영희 석방각 5년자백

영희가 무엇을 하든 철수에게는 자백이 유리하다. 영희도 똑같이 생각한다. 그래서 둘 다 자백해 각 5년 — 이것이 내쉬균형이다. (숫자는 징역 햇수이므로 작을수록 좋다.)

둘 다 침묵했다면 각 1년으로 끝났을 것이다
그런데 각자가 지극히 합리적으로 행동한 결과 둘 다 더 나쁜 5년에 갇혔다

여기서 「합리적」이라는 말의 뜻을 다시 짚자. 경제학에서 합리적이란 착하다거나 똑똑하다는 뜻이 아니다. 주어진 정보 아래에서 자기에게 가장 유리한 것을 고른다는 뜻일 뿐이다(제1장). 이 좁은 의미에서 철수도 영희도 흠잡을 데가 없었다. 그런데도 결과는 둘 다에게 더 나빴다.

용어

죄수의 딜레마囚人의 딜레마 prisoner's dilemma각 참가자에게 배신이 우월전략이어서 모두 배신을 택하지만, 그 결과가 모두 협력했을 때보다 나쁜 상황
공유지의 비극共有地의 悲劇 tragedy of the commons임자가 없어 아무나 쓸 수 있는 자원은 각자에게 「조금 더 쓰기」가 유리해 결국 고갈된다. 1968년 개릿 하딘이 이름 붙였다
카르텔의 불안정성카르텔의 不安定性 cartel instability담합 참여자 각자에게는 몰래 값을 낮춰 더 파는 것이 이득이다. 그래서 카르텔은 감시가 없으면 스스로 무너진다
[그림 11-2] 죄수의 딜레마. 각자에게는 자백이 우월전략이라 둘 다 자백해 각 5년(내쉬균형)에 갇힌다. 둘 다 침묵했다면 각 1년으로 끝났을 텐데도 그렇다.
[그림 11-3] 공유지의 비극, 통계로 보기. 왼쪽은 세계 해양 어족자원 중 견딜 만한 수준에서 잡히는 비율 — 1974년 90%에서 2021년 62.3%로. 오른쪽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 연평균 농도 — 1959년 316ppm에서 2023년 421ppm으로.
더 보기 — 왜 둘 다 침묵해도 석방(0년)이 아닌가

헷갈리기 쉬운 점 하나부터 짚습니다. 둘 다 침묵하면 왜 석방이 아니라 1년일까요.

증거가 부족해도 경찰은 대개 가벼운 혐의(불법 무기 소지 같은)로는 처벌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둘 다 입을 다물어도 완전히 풀려나지는 못하고 가벼운 형(1년)을 삽니다.

완전한 석방(0년)은 오직 「나는 자백하고 상대는 침묵할 때」 — 동료를 배신하고 수사에 협조한 대가로 주어지는 특별 거래입니다. 바로 이 「혼자 배신하면 풀려난다」는 유혹이 딜레마의 방아쇠가 됩니다.
더 보기 — ★ 딜레마의 진짜 뿌리 — 약속을 강제할 수단이 없다

두 사람이 서로 이야기할 수 있었다면 당연히 침묵을 약속했을 것입니다. 문제는 약속을 하더라도 그것을 지킬 이유가 없다는 데 있습니다 — 취조실에 앉는 순간 배신이 여전히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이 딜레마는 사람이 어리석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약속을 강제할 수단이 없어서 생깁니다.

뒤에서 볼 반복과 평판, 그리고 제12장의 제도와 규제가 모두 그 빈자리를 메우려는 장치들입니다.

더 보기 — ★ 공유지의 비극 — 비유가 아니라 통계다
무엇언제얼마
세계 해양 어족자원
견딜 만한 수준에서 잡히는 비율
1974 → 202190% → 62.3%
남획된 자원은 10% → 37.7%
대기 중 이산화탄소
연평균 농도
1959 → 2023316ppm → 421ppm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올라갔다

두 그림은 같은 이야기를 합니다. 어부 한 사람에게는 그물을 한 번 더 던지는 것이 언제나 이득입니다 — 줄어드는 물고기의 대가는 모든 어부가 나눠 지지만 잡은 물고기는 온전히 내 것이기 때문입니다. 공장 한 곳도 굴뚝 연기를 한 번 더 내보내는 것이 이득입니다. 더러워진 공기는 모두의 것이고 절약한 비용은 내 것이니까요.

죄수의 딜레마가 두 사람이 아니라 수천만 명 사이에서 벌어지는 셈입니다.

그래서 해법도 같은 자리에서 나옵니다 — 약속을 강제할 수단을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어획량 할당제(자원에 임자를 만들어 주기), 탄소배출권(오염에 값 매기기), 국제협약(서로 감시하고 벌하기). 제12장에서 본격적으로 다룹니다. FAO SOFIA 2024 · 미국 해양대기청(NOAA)

더 보기 — 이 구조를 갖는 세상의 문제들
문제협력이면혼자 배신하면
통신사 광고 경쟁다 함께 이득손님을 뺏어 더 큰 이득 → 모두 돈을 쏟아 함께 손해
카르텔값을 높게 유지몰래 싸게 팔아 더 번다 → 약속이 깨진다
군비경쟁서로 자제혼자 무장하면 우위 → 모두 무장해 함께 소모
공유지의 비극자원 보전혼자 더 쓰면 이득 → 어장 남획·환경오염
자가진단

죄수의 딜레마가 보여 주는 핵심 통찰은?

11.5

반복과 협력 — 딜레마를 넘어서

교재 151 – 153쪽

한 번뿐인 게임에서는 배신이 이기지만, 되풀이되는 삶에서는 협력이 이긴다.

정리

죄수의 딜레마가 배신으로 끝나는 데에는 숨은 전제가 하나 있다 — 게임이 단 한 번뿐이라는 것. 다시 만날 일이 없다면 배신의 대가를 치를 일도 없다. 그런데 같은 상대와 여러 번 반복한다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오늘의 배신내일의 보복을 부른다
오늘의 협력내일의 협력으로 돌아온다
그래서장기적으로는 협력이 이득이다
팃포탯(맞대응)의 규칙효과
처음에는 협력한다먼저 손을 내민다
상대가 협력하면 나도 협력보답해 신뢰를 쌓는다
상대가 배신하면 나도 배신즉시 응징해 만만히 보이지 않는다
다시 협력하면 곧 용서관계를 회복한다

단순하지만 강력하다. 선의 · 응징 · 용서 — 이 셋이 반복되는 세상에서 살아남는 규칙이다.

용어

반복게임反復게임 repeated game같은 게임을 여러 번 하는 상황. 미래의 보복·보상이 협력을 가능하게 한다
팃포탯맞대응 tit-for-tat처음엔 협력하고 그다음부터는 상대가 바로 전에 한 행동을 그대로 따라 하는 전략
협력의 조건協力의 條件 conditions for cooperation게임이 여러 번 되풀이되고, 상대의 행동을 관찰할 수 있으며, 미래를 충분히 중시할 때 협력이 유지된다
[그림 11-4] 팃포탯 전략. 처음엔 협력하고, 그다음부터는 상대가 지난번에 한 대로 따라 한다 — 협력엔 협력으로, 배신엔 배신으로, 다시 협력하면 곧 용서로.
더 보기 — ★ 「언제 끝날지 모른다」가 핵심 조건이다

협력이 유지되려면 게임이 「언제 끝날지 모르거나」 사실상 무한히 계속되어야 합니다.

만약 끝나는 횟수가 정해져 있다면(예: 정확히 열 번만)?
마지막 판에는 보복당할 미래가 없으니 배신이 유리하고, 그러면 그 앞판도, 또 그 앞판도 차례로 배신이 유리해져 결국 처음부터 협력이 무너집니다.
뒤에서부터 거슬러 따지는 이 논리를 역진 추론(backward induction)이라 합니다.

그래서 현실에서 협력이 피어나는 것은 관계가 대체로 「언제 끝날지 모른 채」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퇴사가 확정된 직원, 임기 말의 정치인, 폐업을 앞둔 가게에서 협력이 흔들리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더 보기 — 인물 — 컴퓨터 대회가 증명한 협력의 힘

협력이 정말로 유리한지를 실험으로 보인 사람은 미국의 정치학자 로버트 액설로드(Robert Axelrod, 1943~)입니다.

1980년, 세계의 학자들에게 「반복되는 죄수의 딜레마」에서 싸울 전략을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제출받아 서로 겨루게 했습니다.

정교하고 교활한 전략들이 많이 출품되었지만, 우승을 차지한 것은 가장 단순한 팃포탯이었습니다 (수학자 아나톨 라포포트 제출). 1차 대회 14개, 2차 대회 62개 전략 중 두 번 다 우승했습니다.

액설로드는 이 결과를 1984년 『협력의 진화』에 담아, 배신이 판치는 세상에서도 「먼저 협력하고, 배신엔 응징하며, 용서할 줄 아는」 전략이 살아남는다는 것을 보였습니다. 심지어 제1차 세계대전 참호전에서도 마주 본 적군 병사들이 「먼저 안 쏘면 나도 안 쏜다」는 암묵의 공존을 스스로 만들어냈습니다.

더 보기 — ★ 셸링 — 스스로 손을 묶는 것이 오히려 유리하다

미국의 경제학자 토머스 셸링(Thomas Schelling, 1921~2016)은 게임이론을 냉전의 핵 억지·협상·갈등에 적용해 2005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았습니다. 그의 역설 같은 통찰은 「전략적으로 자신의 손을 묶는 것이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 장면으로 봅시다 — 치킨 게임. 마주 보고 전속력으로 돌진하는 두 자동차. 겁쟁이로 몰리기 싫어 둘 다 안 피하면 정면충돌입니다. 그런데 한쪽 운전자가 보란 듯이 핸들을 뽑아 창밖으로 던져 버리면?

그는 이제 「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 없는」 처지가 되지만, 바로 그 때문에 상대는 피할 수밖에 없습니다. 스스로 선택지를 없앤 것이 오히려 승리를 가져오는 것입니다.

옛 병법의 배수의 진도 같은 원리입니다 — 강을 등지고 진을 쳐 도망갈 길을 스스로 끊자, 병사들이 물러설 데가 없어 죽기로 싸워 이겼습니다.

핵심은 이것입니다. 상대가 있는 세상에서 내 힘은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느냐」만이 아니라 「상대가 나를 어떻게 예상하느냐」에서 나옵니다. 협박이나 약속이 「말뿐」이면 상대가 안 믿지만, 되돌릴 수 없게 못을 박아 두면 비로소 힘을 갖습니다.

자가진단

「정확히 열 번만 하는」 죄수의 딜레마에서는 왜 협력이 유지되기 어려운가?

11.6

세상에 적용하기 — 관찰 · 적용 · 결론

교재 153 – 154쪽

「이건 무슨 구조지?」를 읽어내는 것이 게임이론의 진짜 쓸모다.

정리

개념관찰 — 무엇이 보이나결론 — 그래서 무엇을 아나
보수행렬나란한 두 주유소가 앞다투어 값을 내려 둘 다 이문이 얇아진다「누가 먼저 싸움을 걸었나」라는 감정 문제가 아니다. 서로의 수를 읽은 구조적 선택임이 드러난다 — 그래서 둘 다 저가에 갇히는 다음 수까지 미리 짚을 수 있다
우월전략광고 경매·국채 입찰에서 참가자들이 값을 정직하게 써낸다낙찰자가 「2등이 부른 값」만 내는 제2가격 경매에서는 진짜 값을 부르는 것이 우월전략. 규칙을 잘 설계하면 「속일 이유」 자체가 사라진다 — 온라인 광고 경매가 이 원리로 굴러간다
내쉬균형최고의 키커도 페널티킥 방향을 섞어 찬다골키퍼의 대응에 대한 최적 대응이 맞물린 혼합전략 내쉬균형. 프로 1,417개 킥을 분석하니 좌·우 어느 쪽을 골라도 성공률이 같아지도록 실제로 섞고 있었다 — 이론이 데이터로 확인된 것
죄수의 딜레마굳게 뭉친 담합이 뜻밖에 자주 적발돼 깨진다자진신고자 감면제도는 「내가 먼저 신고(배신)하는 게 낫다」는 죄수의 딜레마를 일부러 심는다. 최근 5년간 담합 과징금 229건 중 159건(약 70%)에 적용됐다
반복과 협력처음 보는 사람과의 중고거래인데도 대개 정직하게 이뤄진다별점·후기 같은 평판 시스템이 「일회성 거래」를 「평판이 반복되는 게임」으로 바꿔 놓았다. 지금 속이면 미래 거래를 다 잃는다는 계산이 선다

「무엇이 보이는가 → 어떤 개념인가 → 그래서 무엇을 알 수 있는가」 — 이 세 걸음에 익숙해지면 처음 보는 현상도 스스로 구조를 짚을 수 있다.

용어

혼합전략混合戰略 mixed strategy하나의 전략을 고정하지 않고 여러 전략을 일정한 확률로 섞어 쓰는 것. 상대가 내 수를 읽지 못하게 해야 유리한 상황에서 균형이 된다
11.7

숫자로 보는 실제 사례 — 다섯 장면

교재 154 – 156쪽

그리고 「시간이 지난 뒤의 결말」까지 따라간다.

정리

사례무슨 일이시간이 지난 뒤
① 비타민 카르텔
죄수의 딜레마
로슈·BASF·론풀랑 등이 비타민 값을 짬짜미. 겉은 굳건했지만 속은 정확히 죄수의 딜레마였다. 1998년 말 론풀랑이 자진신고하고 처벌을 면제받자 안에서부터 무너졌다미 법무부 로슈에 당시 사상 최고 5억 달러, BASF 2억 2,500만 달러. 2001년 EU 로슈에 4억 6,200만 유로. 로슈의 벌금·합의금 총 약 20억 달러 → 세계 각국이 이 제도를 앞다투어 도입한 계기
② 뉴질랜드 1990 주파수 경매
우월전략
제2가격(비크리) 경매를 택했으나 유보가격(최소 낙찰가)을 두지 않았다. 10만 뉴질랜드달러를 써내고 단돈 6달러를 낸 회사, 700만을 써내고 5,000달러만 낸 회사가 나왔다기대 2억 5,000만 → 실제 3,600만 달러(기대의 15%). 이론은 옳았지만 안전장치 없이 쓰면 재앙이라는 반면교사. 미국은 1994년 이 실패를 교훈 삼아 유보가격을 두었고, 설계자 밀그럼·윌슨은 2020년 노벨상
③ 축구 페널티킥
내쉬균형
한쪽으로 잘 차는 선수도 늘 그쪽만 노리지 않는다. 좌우를 예측 불가능하게 섞는 것이 유일한 균형팔라시오스-우에르타가 1,417개 킥을 분석하니 이론이 예측한 비율로 섞고 있었고, 좌·우 어느 쪽이든 성공률이 같아졌다(약 80%). 뒤이어 12,399개 킥으로 재확인 → 이론이 실제 인간 행동으로 검증
④ 액설로드 토너먼트
반복과 협력
정교하고 교활한 전략이 이길 것 같았지만, 1차 14개·2차 62개 중 두 번 다 우승한 것은 가장 단순한 팃포탯반복되는 관계에서는 화려한 계략보다 「선의·응징·용서」라는 단순한 규칙이 살아남는다는 것이, 컴퓨터 실험과 제1차 세계대전 참호전에서 함께 확인됐다
⑤ 미·중 관세전쟁
거대한 죄수의 딜레마
2018년부터 서로 관세를 올렸다. 각자에게 「상대가 자제할 때 나는 인상」이 유혹이라 둘 다 인상하고 말았다. 미국의 대중 관세 3% → 21%, 중국의 대미 관세 8% → 22%2020년 「1단계 합의」로 중국이 2년간 2,000억 달러 추가 구매를 약속했으나 이행하지 못했다. 2025년에는 오히려 미국 47.5% · 중국 31.9%로 다시 치솟았다 → 세계 최강 두 나라 사이에서 실제로 펼쳐진 죄수의 딜레마

다섯 장면을 관통하는 교훈은 하나다 — 게임이론은 칠판 위 퍼즐이 아니라 현실을 읽어내는 렌즈이며, 그 예측이 실제 수치와 결말로 확인된다.

더 보기 — 제2가격 경매란 무엇인가 — 비크리의 발상

낙찰자가 자기가 쓴 값이 아니라 「2등이 부른 값」만 내는 방식입니다. 캐나다 출신 경제학자 윌리엄 비크리(1914~1996, 1996년 노벨경제학상)가 처음 분석해 비크리 경매라고도 부릅니다.

왜 정직이 우월전략인가. 값을 부풀리면 → 내 진짜 가치보다 비싸게 낙찰될 위험만 커집니다. 값을 깎으면 → 딸 수 있었던 물건을 놓칠 뿐, 내는 돈은 어차피 2등 값이라 달라지지 않습니다.
그러니 진짜 값을 그대로 부르는 것이 상대가 뭘 하든 손해 안 보는 선택입니다.

그 결과 물건이 그것을 가장 값지게 여기는 사람에게 돌아갑니다 — 제9장의 「총잉여 극대화」가 경매 설계로 구현된 것입니다. 온라인 광고 경매가 이 원리로 굴러갑니다.

자가진단

공정거래위원회의 자진신고자 감면제도가 담합을 깨뜨리는 원리는?

11.8

사슬을 한눈에 — 상대가 있는 세상의 논리

교재 156 – 158쪽

나 혼자 똑똑한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 상대의 수를 읽고 되풀이될 관계까지 내다볼 때 전략이 완성된다.

정리

1
게임과 보수행렬
payoff matrix

참가자·전략·보수. 상호의존 상황의 공용 언어.

2
우월전략
dominant strategy

상대가 무엇을 하든 나에게 최선인 수. 없을 수도 있다.

3
내쉬균형
Nash equilibrium

아무도 혼자 바꿀 이유가 없는 상태. 시장 균형의 전략판.

4
죄수의 딜레마
prisoner's dilemma

각자 합리적인데 모두 손해. 개인의 합리성 ≠ 집단의 최선.

5
반복과 협력
repeated game

미래의 보복과 보상이 협력을 피워낸다.

게임이론이 남기는 교훈은 하나다. 상대가 있는 상황에서는 나 혼자 합리적인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상대의 합리성까지 고려해야 결과를 예측할 수 있고, 때로는 모두가 합리적이어서 오히려 모두가 손해를 보기도 한다. 그러나 관계가 반복되고 신뢰가 쌓이면 그 함정을 넘어 협력에 이를 수 있다.

다음 장은 죄수의 딜레마가 예고한 문제를 시장의 언어로 다룬다 — 공해 같은 외부효과, 등대·국방 같은 공공재, 그리고 정보가 한쪽으로 치우친 상황. 제9장에서 예고한 「시장의 실패」가 마침내 정면으로 나온다.

함께 풀기

교재 제11장 끝의 네 계단 문항입니다. 강의실에서 함께 풉니다. 「진행 힌트」는 교수용이니 눌러야 열립니다.

1단계 · 대입

「각자 똑똑하게 행동했는데 다 같이 손해 보는」 일을 내 주변에서 찾아 보수행렬로 그려 보라.

상황참가자전략(협력/배신)왜 배신이 유리한가
시험 전날 「아무도 밤새우지 말자」, 놀이공원 새치기, 조별과제 무임승차가 잘 나옵니다. 핵심은 「배신이 왜 유리한가」 칸입니다 — 「이득은 온전히 내 것, 손해는 모두가 나눠 진다」는 구조를 학생 입으로 말하게 하십시오. 이 한 문장이 이 장 전체와 다음 장(외부효과)을 관통합니다.
2단계 · 해부

두 통신사 A·B가 「요금 인하」와 「유지」 중 고른다. 둘 다 유지하면 이익이 크지만 한쪽이 내리면 손님을 뺏는다. 보수행렬을 그리고 왜 「둘 다 인하」로 끝나기 쉬운지 밝혀라.

B 유지B 인하
A 유지
A 인하
학생들에게 숫자를 직접 정하게 하십시오. 조건만 주면 됩니다 — 「둘 다 유지 > 둘 다 인하」이고 「나만 인하 > 둘 다 유지」. 이 두 부등식만 만족하면 어떤 숫자를 넣어도 죄수의 딜레마가 나옵니다. 자기가 만든 숫자로 우월전략을 찾아내면 이해가 훨씬 단단해집니다. 이어서 「이게 매달 반복된다면?」을 던져 팃포탯으로 넘어가십시오.
3단계 · 전망

여러 나라가 탄소를 줄이기로 약속했지만 각자는 「남들만 줄이면」 이득이다. 이 협약이 잘 지켜질지 전망하고, 지켜지게 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제안하라.

조건지금은어떻게 바꿔야실제 제도로는
반복되는가
상대 행동이 보이는가
배신에 벌이 있는가
11.5절의 「협력의 조건」 셋을 그대로 대보게 하는 활동입니다. ① 반복 — 기후협약은 계속되니 충족 ② 관찰 — 배출량 검증 체계가 있어야 ③ 보복 — 탄소국경세 같은 벌칙. 「셋 중 무엇이 가장 약한가」를 물으면 대개 ③이 나옵니다. 실제로 국제협약이 어려운 이유가 강제할 세계정부가 없기 때문이라는 데까지 이르면 성공입니다. 제12장 외부효과의 예고편입니다.
4단계 · 토론

게임이론은 사람이 「합리적」이라고 가정한다. 하지만 사람은 감정·복수심·의리로도 움직인다. 이 가정의 한계와 쓸모를 함께 이야기해 보라. 그리고 익명·일회성 상황에서 협력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두 번째 물음이 이 토론을 살립니다. 4인 조로 나눠 한쪽은 「합리성 가정의 한계」(최후통첩 게임에서 사람들은 불공정한 제안을 거부한다), 다른 쪽은 「그래도 쓰는 이유」(예측력·구조 파악·제도 설계)를 맡기십시오. 익명·일회성 쪽에서는 평판 시스템·에스크로·보증금 같은 답이 나옵니다 — 모두 「일회성을 반복으로 바꾸는」 장치라는 것을 짚어 주십시오. 제29장 행동경제학에서 이 가정을 정면으로 다시 다룹니다.

이번 주 뉴스

교재의 사례는 실린 시점의 것입니다. 그때와 지금이 어떻게 달라졌는지가 오늘의 첫 질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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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용어

시험 전에 이 목록만 훑어도 됩니다. 막히면 옆의 쪽수로 돌아가십시오.

게임·전략·보수게임·戰略·報酬 game, strategy & payoff게임 = 선택이 서로 얽힌 상황. 전략 = 참가자가 택할 수 있는 행동. 보수 = 각 선택 조합이 낳는 이득146 – 147쪽
보수행렬報酬行列 payoff matrix두 참가자의 전략 조합마다 각자가 얻는 보수를 적어 넣은 표. 우월전략과 내쉬균형을 여기서 찾는다146 – 147쪽
우월전략優越戰略 dominant strategy상대방의 선택과 무관하게 자신에게 언제나 더 높은 보수를 주는 전략. 다만 모든 게임에 있는 것은 아니다147 – 148쪽
내쉬균형Nash 均衡 Nash equilibrium모든 참가자가 다른 참가자들의 전략을 주어진 것으로 보고 각자 최선을 선택하고 있어, 어느 누구도 단독으로 전략을 바꿀 유인이 없는 상태148 – 149쪽
최적 대응最適 對應 best response상대의 선택을 주어진 것으로 놓았을 때 내 보수를 가장 크게 해 주는 나의 대응148 – 149쪽
죄수의 딜레마囚人의 딜레마 prisoner's dilemma각 참가자에게 배신이 우월전략이어서 모두 배신을 택하지만, 그 결과가 모두 협력했을 때보다 나쁜 상황149 – 151쪽
공유지의 비극共有地의 悲劇 tragedy of the commons임자가 없어 아무나 쓸 수 있는 자원은 각자에게 「조금 더 쓰기」가 유리해 결국 고갈된다. 1968년 개릿 하딘이 이름 붙였다149 – 151쪽
카르텔의 불안정성카르텔의 不安定性 cartel instability담합 참여자 각자에게는 몰래 값을 낮춰 더 파는 것이 이득이다. 그래서 카르텔은 감시가 없으면 스스로 무너진다149 – 151쪽
반복게임反復게임 repeated game같은 게임을 여러 번 하는 상황. 미래의 보복·보상이 협력을 가능하게 한다151 – 153쪽
팃포탯맞대응 tit-for-tat처음엔 협력하고 그다음부터는 상대가 바로 전에 한 행동을 그대로 따라 하는 전략151 – 153쪽
협력의 조건協力의 條件 conditions for cooperation게임이 여러 번 되풀이되고, 상대의 행동을 관찰할 수 있으며, 미래를 충분히 중시할 때 협력이 유지된다151 – 153쪽
혼합전략混合戰略 mixed strategy하나의 전략을 고정하지 않고 여러 전략을 일정한 확률로 섞어 쓰는 것. 상대가 내 수를 읽지 못하게 해야 유리한 상황에서 균형이 된다153 – 154쪽

참고자료 · 출처

모든 수치는 발표 시점을 함께 적었습니다. 시간이 지난 뒤 인용할 때는 최신 자료로 확인하십시오.

  • von Neumann, J., & Morgenstern, O., Theory of Games and Economic Behavior (1944), Princeton University Press게임이론의 창시
  • Nash, J. F., PNAS, 36(1), 48–49 (1950)Equilibrium Points in n-Person Games — 내쉬균형의 존재 증명. 1994년 노벨상
  • Axelrod, R., The Evolution of Cooperation (1984), New York: Basic Books반복 게임에서 협력의 진화 — 팃포탯 토너먼트
  • Vickrey, W., The Journal of Finance, 16(1), 8–37 (1961)제2가격(비크리) 경매의 원논문. 1996년 노벨상
  • Hardin, G., Science, 162(3859), 1243–1248 (1968)The Tragedy of the Commons — 「공유지의 비극」이라는 이름이 여기서 나왔다
  • Palacios-Huerta, I., Review of Economic Studies, 70(2), 395–415 (2003)Professionals Play Minimax — 페널티킥 1,417개로 혼합전략 균형 실증
  • FAO, The State of World Fisheries and Aquaculture 2024 (SOFIA)지속가능 어족자원 비율 1974년 90% → 2021년 62.3%
  • NOAA Global Monitoring Laboratory, Trends in Atmospheric Carbon Dioxide (Mauna Loa, 연평균)1959년 315.98ppm → 2023년 421.08ppm
  • 공정거래위원회, 자진신고자 감면제도(1997년 도입)최근 5년간(2021~2025.5) 담합 과징금 229건 중 159건(약 70%)에 감면 적용 — 국회 제출 자료를 인용한 언론 보도
  • 미 법무부(DOJ) · EU 집행위원회, 비타민 카르텔 제재 발표 (1999 · 2001)로슈 5억 달러 · BASF 2억 2,500만 달러 · EU 로슈 4억 6,200만 유로. 론풀랑 자진신고로 감면